이영싫

조각 2014. 11. 11. 21:08

"그, 뭐냐..그러니까."

 

 

다나는 잠시 자신이 뭘 잘못 들었나, 를 의심하며 앞을 둘러보았다. 나름 괜찮은 방법이라는 얼굴을 하고 있는 혜나와, 진지한 표정의 나가. 그리고 커다란 날개를 안절부절하며 펄럭이고 있는 사사. 그는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사사의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아예 말을 못한다는 설정으로 가자. 이거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모두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대화의 주인공인 사사는 여전히 불안한 표정이었다. 혼혈인의 직감 덕인지 그는 늘 홀로 걱정하는 편이다. 바로 곁에 있던 나가가 어깨를 두드려주며 격려해도 상태는 그대로였다. 보다못해 다가서자, 달달 떨며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뒤쪽?

 

 


"..더당님...."

 

 


우지끈 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가 싶더니 두동강난 팻말이 바닥을 뒹구는 것이 보였다. 그제서야 나가는 사사가 불안했던 원인을 알 수 있었고, 곧 닥칠 상황을 예견했다.

 

 


"장난치냐?! 신비스러운 이미지라고 했지 누가 벙어리라고 해?!"

 

 


"그렇지ㅁ..."

 

 


"좋아, 한마디만 더해라."

 

 


그 말을 듣고 한마디나 더할 인간이 있을까? 옆에 있던 귀능이 안쓰럽게 상황을 관전하고 있었다.
확실히 세 사람이 주장하는 방법은 무리수가 있긴 했다. 스폰서가 되주겠다는 명문가의 따님, 그리고 그 따님이 마음에 들었다며 만남을 요청한 것은 스푼의 타칭 '얼굴마담'인 사사. 그에 대한 대책으로 아예 말을 하지 못한다는 설정으로 가자는 계획을 세운 것이었다. 사사의 이미지를 메이킹하기 위한 의도에서라지만, 그 작전조차도 허점이 있었다. 아무리 잘생겼다해도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을 좋아할까하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과묵한 편인 세살 발음 히어로' 라는 것도 상당한 리스크가 있다. 그의 발음은 아이의 엄마라도 되야 잘 알아들을 수 있는 세살배기 발음이었기 때문이다. 입을 여는 순간 깬다는 것은 스푼의 사원 모두가 공감하는 점이었다. 그런데 그 말을 했다간 앞에 있는 사람에 의해 뼈와 살이 분리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래도 언니, 어쩔 수 없어. 그 애 나이도 어리다며? "

 

 


완전히 오빠를 백마탄 왕자님처럼 생각하고 있을텐데, 듣는 순간 박살이야 박살. 침묵을 깨고 총대를 맨 것은 혜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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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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