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에 해당되는 글 18건

  1. 2016.01.31 [슈타소울] 조각조각
  2. 2016.01.27 [키드소울] 일하라고 1
  3. 2016.01.06 [쵸로카라] 쵸로마츠가 카라마츠의 옷을 벗길 뿐
  4. 2015.02.07 [해리+스네] Lily
  5. 2015.02.06 [해스네]
  6. 2015.02.03 [해스네]
  7. 2015.02.01 [해스네]
  8. 2014.12.20 [태성건오]
  9. 2014.11.11 [태성건오] Ho
  10. 2014.11.11 [태성건오]

[슈타소울] 조각조각

조각 2016. 1. 31. 04:13

땃따따..!!

이어지는 건 아님...

난 키드소울 최애인데 왜 자꾸 슈타소울을 쓸가 그래 겁나 모르겠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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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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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소울] 일하라고

조각 2016. 1. 27. 20:57

벤츠남 소울이랑

상벤츠남 키드의 조합 넘나 좋은 것이다

데이트나 해벌여

키드 성격 보면 볼수록 너무 다정해서 격침당함 소울도 그렇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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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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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로마츠가 카라마츠의 이따이한 옷을 벗길 뿐

수위로 쓸 생각은 없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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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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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네] Lily

조각 2015. 2. 7. 01:06

 

아이는 망토를 벗어 대충 놓아두고 커다란 거울 앞으로 다가갔다. 조그마한 방 안에 제 키보다 훨씬 높고 넓다란 것이 자리잡고 있었다. 매끄러운 표면에 작은 손을 대고 쓸어보았다. 거울 안에서는 마르고 하얀 소년이 살짝 느슨하게 귀에 걸쳐진 안경을 쓰고 시선을 맞춰왔다. 1학년인 아이의 키는 아직도 많이 작았다. 하지만 머글 집에서 지낼 때보다 살은 좀 더 올라있었다. 한참동안 고양이의 털을 쓰다듬듯 조심스럽게 거울을 만지던 아이는 편하게 주저앉았다. 곧 시작될 영화를 보기라도 하는 것처럼 집중해 거울을 보는 시선은 어린애답지 않아보였다.
순간 거울에서 흐릿한 형체들이 나타났다. 빗방울이 맺힌 것처럼 흐릿했으나 점점 또렷해져 젊은 부부의 모습을 띠었다. 붉은 머리카락이 구불져 어깨를 덮은 여성은 아이와 똑닮은 싱그러운 색의 눈동자를 들어 사랑스러운 것을 보는 얼굴을 했다. 곁에 붙어있는 남자는 아이의 성장판처럼 익숙한 생김새였다. 둥그런 안경까지도 그랬다. 그는 여인과 같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 아이가 미소지었다.
처음 몸을 피해 숨겼던 방에서 이 거울을 발견한 뒤로 아이는 자주 이 곳에 들렀다. 매일은 아니었지만 수업이 빈 날이나 친구가 징계를 받아서 놀아주지 못하는 날이 되면 어김없이 누군가가 보내준 투명 망토를 두르고 제 방처럼 드나들었다. 그리고 다시는 볼 수 없을 줄만 알았던 부모의 형상을 봤다. 생명 그 자체보다는 박제된 기억에 가까운 것과 만나며 위로받았다. 진짜가 아니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할 수만 있다면 매일매일 보러오고 싶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닿을 수가 없는 것을 알면서도 아이는 웃으며 손을 거울에 댄 채로 두꺼운 유리 너머의 손을 느낀 것처럼 더듬었다. 
 

 

.......

사람들은 이 앞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때론 미치기도 하지.


그래서 내일은 이걸 딴 데로 옮기려고 해.

진심으로 바라건대, 다시는 이 거울을 찾지 마라.

꿈에 사로잡혀 살다가 진짜 삶을 놓쳐선 안돼.


 

 


남자는 익숙한 길을 조심스럽게 걸어와 문 앞에 도달했다. 가볍게 당겨 열자 미세한 마찰음이 났다. 학생에게 금지된 구역일 뿐인데도 괜히 주변을 살피게 되곤 했다. 남자는 작게 한숨을 쉬고 문을 닫았다. 그 여파로 먼지가 이는 것을 찌푸린 채 바라보다 망토자락을 끌며 거울 앞에 섰다.
소망의 거울. 그렇게도 불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얼마나 어울리는, 부질없는 이름인지. 문득 남자는 이 거울을 처음 발견했을 때를 떠올렸다. 까맣게 마른 길다란 전신만이 비치던 거울에서 그렇게 갈망하던 여인의 모습이 거짓말처럼 차오르던.......
항상, 그 머리칼은 우주에서 타오르고 있을 태양의 색을 닮은 것 같다고 생각해왔다. 눈은 패트로누스의 빛처럼 파랬고 월계수 잎처럼 선명한 녹빛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남자가 제일 싫어하는 아이를 닮았다.......
남자는 잠시 신음같은 숨을 내쉬었다. 약간의 여유를 둔 뒤 거울에 바짝 다가가 노크하듯 건드렸다. 생각하던 그대로의 영상이 거울 속에서 재생되는 것을 보며 안도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유년 시절의 여자아이가 남자를 바라보며 맑게 웃었다. 넘칠 듯한 애석함과 죄책감이 거울 속에서 흘러나와 남자를 휘감았다.  

 

 


....그런데, 자네는 무엇을 본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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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스네]

조각 2015. 2. 6. 02:11

익스펠리아무스.

간단하고 유용한 주문을 속으로 되뇌이며 지팡이를 쥐었다. 무장해제 주문. 강도를 약하게 하면 그저 상대의 지팡이를 튕겨낼 뿐이지만, 수준을 올리면 충격을 입힐 수도 있는 마법이었다. 해리는 이 주문을 안 뒤로 곧잘 사용하게 됐다. 기억력 마법을 사용하려던 록허트의 지팡이를 날아가게 하기도 했고, 루시우스를 무장해제 시키기도 했고, 말포이까지도 혼내 주었다! 이 여러가지 일이 단 하나의 주문으로 이루어졌다는게 기뻤다. 그리고 이 주문은......, 잠시 해리는 환호를 멈추고 기억을 더듬어야 했다.

[앞장서.]

[...익스펠리아무스!]

예상치 못한 타겟팅에 낡아빠진 침대 위로 튕겨나갔던 모습이 그려졌다. 그는 한참 뒤에야 지상으로 나왔고 늑대인간이 된 리무스와 마주했었다.

...스네이프.

생각해보면 이 주문은 그가 가르쳐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록허트의 주도 하에 열렸던 결투 클럽ㅡ결투라고 하기도 웃긴 우스꽝스러운 대결에서 그가 살기등등하게 외웠던 주문을, 해리는 똑똑히 기억해 되돌려주었다.
스네이프는 아마 교육보다는 록허트의 응징에 무게를 두었을 것이다. 그 때의 표정은 전혀 가르치고자 하는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것은 해리가 가장 많이 쓰는 주문이 됐다. 그리고 가끔, 해리는 그 주문을 쓰면서 미묘한 기분이 들 때가 있었다.

 

 

해리의 18번 주문을 스네이프가 가르쳐줬다니.. 해쓰네는 어디까지 케미가 돋는걸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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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스네]

조각 2015. 2. 3. 03:11
해리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방 안 가득 열기가 가득했다. 혹은 침대 위만 그런건지도 몰랐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생각이라고 느끼며 허리를 움직였다. 아래에 깔린 상대가 입술을 잘근거리며 신음하고 있었다. 큰 키에 비해 마른 체구가 해리의 움직임에 맞춰 흔들렸다. 가끔은 속도에 맞추지 못하기도 했다....... 다시 그가 허리를 꺾으며 굵은 소릴 내지르고, 포터, 하고 불렀을 때 해리는 잠시 망설였다. 어떻게 하면 최대한 돌려서 말하며 설득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포터보다는 해리가 좋은데요."

하지만 내뱉고 생각해보아도, 해리 포터는 영 말주변이 없다는 결론 외에는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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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스네]

조각 2015. 2. 1. 03:53
그것은 아주 우연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늦은 밤, 완연한 겨울을 알리는 눈보라가 휘몰아치던 때에, 해리 포터는 비자발적으로 교수의 방에 끌려가고 있었다. 마른 몸의 어디서 이런 악력이 나오는지, 당황스러울 정도로 악착같이 끌고가는 손길에 진저리가 났다. 나선형의 계단을 따라 질질 끌려가던 해리는 문득 끝이 어디일까를 가늠해보았다. 이 교수의 방은, 스네이프의 개인실은 지하에 있다. 2학년 때, 론과 함께 징계를 받던 축축하고 기분 나쁜 방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하지만 얼마나 더 내려가야 끝나는걸까. 추측할 수 없는 거리를 학대당하는 집요정마냥 끌려가는 것이 꽤 언짢았다. 처음 덤블도어가 오클러먼시를 언급했을때는 왠지 급박한 기분이 들어 흥분한 채로 팔을 잡혔지만, 제 발로 걸어갈 수 있는 것을 왜 끌려간단 말인가. 스네이프의 심중도 헤아릴 수 없었다. 이렇게 굳이 힘을 들인다는 것은 아무리봐도 남을 불쾌하게 만들수 밖에 없는 그 성정 때문일지도 몰랐다. 이런 생각 자체가 해리 자신의 비뚤림을 나타내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해리는 잡힌 손을 다소 거칠게 뺐다. 곧바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따라왔다. 그는 가끔, 최근엔 종종 저런 얼굴을 하곤 했다. 부쩍 해리의 반항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 계기를 넘치도록 주는 것이 약학 교수의 일면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해리는 당돌한 학생이었다. 그리고 그 황당한 얼굴은 곧 매섭게 바뀌는 것이다. 마치 정해진 수순처럼.

 


"..제 발로 걸어갈 수 있어요."

"가만히ㅡ따라와. 네 의견이 어떤지는 중요하지 않아!"

 


그리고 다시 스네이프가 손목을 잡아챈 순간이었다. 해리는 속에서 무언가 부글부글 끓어 넘쳐흐르는 것을 느꼈다. 재료를 잘못 넣는 바람에 터졌던 시약처럼. 해리는 앞에서 자신을 이끌던 스네이프를 좁은 계단의 벽쪽으로 밀어붙였다. 거의 내팽개치듯 부딪힌 교수는 갑자기 벌어진 일에 나지막이 신음을 흘렸다. 정말로 그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고, 해리는 그때도 완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불행한 타이밍이었다.

 

"이런, 건방진 녀석...!"

 


스네이프는 반쯤 혼이 나가있는 해리를 다그쳤다. 그에게도 적대적인 감정은 충분했으나 수업은 의무였다. 해리의 돌발 행동은 가뜩이나 번거로운 일을 도맡은 그의 스트레스를 가중시켰다.
그럼에도 안타까운 사실은 그 스스로 스트레스의 원인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스네이프 교수는 해리를 막 대했고, 그런 까닭에 오히려 해리는 다른 교수보다 그를 험하게 다루었다. 물론 스네이프가 그 사실을 알게 되는 날은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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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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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성건오]

조각 2014. 12. 20. 12:41


유난히 추운 겨울이었다. 한파가 닥친다는 뉴스를 읽고 인터넷 창을 닫은 뒤 폰을 쥔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영하 12도라고 했던가. 수치로 봐서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춥긴 엄청 추웠다. 패딩을 입고 목끝까지 지퍼를 채운 뒤 모자까지 썼음에도 닿아오는 서늘한 감각은 어쩔 수 없었다. 괜히 입김을 불어보며 거리 중앙에 세워놓은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를 올려다보았다. 크리스마스, 얼마나 얄궃고 쓸데없는 단어인지.
대충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자취 생활을 시작한 뒤 맞는 두번째 크리스마스였다. 그런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사실이긴 하지만, 믿지도 않는 종교의 기념일이라는 이유만으로 보잘것없는 하루가 변할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쳇, 다 지랄이지. 그래도 들뜬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 침을 뱉지는 않았다.
딱 이맘때쯤이었을 거다. 운명이란 걸 믿고 싶게 만드는 사람을 만났었던 것이. 이 무식하게 커다란 트리 앞에서 모형 나이프를 떨어뜨렸던 게 방금 전의 일처럼 생생했다.

훤칠한 키의 남자는 물건을 줍고 유심히 보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쪽을 바라보았다. 괜히 찔리는 듯한 기분에 꾸물거리다 그거 가짠데요, 하고 말해주었더니 금방 풀어진 얼굴을 했다. 그럼에도 재차 나이프를 쓸어보아 확인하는 모습에서 만난 지 얼마 안된 그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었다. 하태성입니다. 물어보지 않았는데 이름을 말하는 건 버릇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씨, 왜이래. 이름을 떠올리자 답답해지는 가슴에 궁시렁대며 어디서 굴러왔는지 모를 돌부스러기를 걷어찼다. 겨우 분간만 갈 정도의 크기인 것이 누구와 많이 닮은 것 같아 속이 쓰렸다. 찬란한 트리의 빛보다 새까만 밤하늘이 제 미래 같았고 그만치 먼 것이 꿈인 듯 했다. 언제부터 이랬을까. 이 질문을 던지는 것도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역시 돌아갈까. 주머니 안쪽 깊숙히 구겨넣어둔 담배 생각이 간절했다. 부스럭거리다 꺼내서 손에 쥐었다. 저렇게 트리가 밝은게 다 무슨 소용이라고. 바지 주머니에 쑤셔넣은 라이터를 찾기 위해 다른 손을 뻗어 뒤적일 때였다. 너무 깊숙히 들어갔는지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물건 때문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생명과도 같은 담배를 곽 채로 떨어뜨렸다.

...되는 일이 없네.

한숨을 쉬며 몸을 굽히려던 순간 누군가 그것을 먼저 집어들었다. 담배에 대한 정당한 소유권을 주장할 생각이 들기도 전 익숙한 색의 머리칼이 시선을 잡아챘다. 그 어느 날의 남자와 같은 은발. 어, 바보 같은 소릴 내면서 멍하니 보고만 있자 곽을 툭툭 털더니 내민다. 정면으로 그의 얼굴이 보였다.


"여전하시군요."


변함이 없는 얼굴이었다. 1년이 넘었어도 잊혀지지 않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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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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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성건오] Ho

조각 2014. 11. 11. 21:33

처음 현오라는 사람에게 소개받은 그의 동생은 신선한 경험이라 할 수 있었다.
나이보다 더 어려보이는 얼굴도 그러했지만 무엇보다 청각장애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천적인 것은 아니고 사고에 의한 거라 했다. 정확히 무슨 사고인지는 구태여 묻지 않았고, 그도 말하려 하지 않았다. '허건오라고 합니다.' 허건오, 건오. 그 이름을 입속에서 가볍게 굴려보았다. 특별히 어딜 나돌아다니지 않는다는 말을 하며 현오는 문을 열었고 처음 그 얼굴과 마주했다.
어리다. 받은 인상은 간단하게 말할 수 있었다. 제일 고학년인데도 갓 중학교를 졸업한 듯한 얼굴에 잠시 입을 벌리고 있었다. 그러자 그쪽에서 먼저 인사해왔다. 왜 그렇게 봐요? 얼굴 다 문드러지겠네. 그 말을 듣고 우선 국영수 이전에 예의를 과외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행히도 과외를 할 의지는 있는 모양이었다. 이전에도 과외를 좀 받았었는지 자세히 가르쳐주기만하면 잘 따라왔다. 그런데 왜 전에 하던 과외들을 그만두었냐고 하니까, 다들 제대로 안 가르쳐줬단다. 답답하다나 뭐라나.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얼굴이 더 답답해보였다. 후천적인 장애라 들었기에 그렇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예상 외로 일은 순조로웠다. 좀 더 준비를 꼼꼼히 하고 출근하게 됐고, 퇴근을 하면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하나뿐인 가족에게 그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그러면 참 착한 학생이구나, 하고 감탄이 돌아오는 것이다. 좋은 학생. 어쩐지 어색한 단어라 잠시 생각하다 그만두었다.

허건오의 과외 시간은 2시부터였다. 한창 날이 밝고 좋아 공부보다는 휴식을 취하고 싶을 시간이다. 아, 하기 싫은데. 그렇게 말하면서도 책을 펴고 설명하기 시작하면 집중하는 모습이 이젠 익숙했다.
사각거리는 연필의 소리가 시끄러울정도로 조용한 방이다. 건오는 연필을 더 좋아했다. 뭔가 정이 간다느니 하며 쥐고 있던 샤프 대신 연필을 쥐어주었다. 낯설긴 했으나 별로 상관없었으므로, 학생에게 맞춰주기로 했다.
 
그는 의외로 외국어에 강했다. 채점을 매기다 깜짝 놀라 본문의 내용을 물어보았더니 하나하나 다 잘 대답했다. 오히려 국어를 더 못해 놀리듯 지적한 적도 있었다. 오늘 채점의 결과도 상이다. 멀뚱히 쳐다보고 있는 그에게 입모양으로 말했다.


잘했습니다.


흔한 칭찬이었지만 그는 칭찬에도 약했던건지 볼이 발개졌다. 다른 선생들은 칭찬에도 인색했나? 싶을 정도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 내심 귀엽기도 했다.


 

 

Ho라는 웹툰의 내용이었는데, 댓글에서 청각장애인이 '잘했다'를 '좋아한다'로 읽어서 애정을 느낀거라고 한 걸 보고 설레서...진짜 웹툰 내용이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설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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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성건오]

조각 2014. 11. 11. 21:30

찰칵. 경쾌한 셔터음이 울리고 화면 안에 샛노란 모습이 선명하게 들어찬다. 촬영 컨셉을 '소년'으로 잡았던가. 시작하고나서부터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 된다. 어쩔 수 없이 끼고 있는 안경조차 시야를 가로막는 장애물같아 얼굴이 찌푸려진다. 좀 더 가까이, 좀 더 또렷하게. 속으로 되뇌이며 웃고 있는 얼굴에 초점을 맞춘다. 찰칵, 찰칵, 연달아 찍자 장난스럽게 웃으며 자세를 바꾸는 모습에 절로 집중하게 된다.
...찍는 동안 무엇을 촬영하고 있었는지가 생각났다. 뽑힌 사진들은 넋놓고 찍었음에도 다행히 얼추 들어맞았다. 아, 아직 멀었어? 나 배고픈데. 조금은 힘이 없는 목소리가 재촉해온다. 사실 전부 끝났는데도, 한컷만 더 찍으면 된다고 둘러대며 카메라를 가볍게 쥐었다. 투덜대면서도 손에 들고 있던 비니를 쓰고 이쪽을 바라보는 모습에 추위를 타는 것처럼 몸이 살짝 떨렸다. 스물 여섯의 모델. 그렇지만 렌즈를 통해 보이는 그는 너무도 소년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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